2025년 2월 6일 뉴욕 증시는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이라는 정치적 이벤트가 촉발한 자산 시장의 급격한 재편을 목격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0.43% 하락한 6,939.03을 기록했으며, 나스닥은 0.94% 내린 23,461.8로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 지수 역시 0.36% 하락한 48,892.47을 나타내며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금과 은 가격의 역사적 폭락과 이로 인한 마진 콜 사태가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기술주에까지 연쇄 충격을 가하며 시장의 유기적 메커니즘이 극명하게 드러난 하루였습니다.
케빈워시 지명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 소셜을 통해 케빈워시를 차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으로 지명한다고 직접 공개했습니다. 케빈워시 이사는 42세 최연소 연준 이사로 2006년 지명됐다가 2011년 이후 갑자기 떠났던 인물로, 듀케니 패밀리 오피스에서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파트너로 활동해왔습니다. 30년 넘게 한 번도 손실을 본 적이 없다는 드러켄밸러의 주요 파트너라는 점에서 시장 친화적 인물로 평가받지만, 동시에 연준 체제 변화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왔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을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연준 의장 가운데 가장 위대한 한 명, 어쩌면 최고가 될 것"이라며 "센트럴 캐스팅"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극찬했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케빈워시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 큰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제이피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처음에는 비둘기파적이겠지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그다음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케빈워시는 지난 7월 폭스 뉴스를 통해 금리 인하는 꽤 오랜 견해였다고 밝혔으며, 연준 자체가 너무나 지표에 의존했던 점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특히 대차대조표를 아직까지도 제대로 고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상당량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고, 정부 지출이 주도하는 현재의 경제 환경에 맞춰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방식도 바꾸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달러를 어느 정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인물"이라며 "시장에 신뢰도 좀 줄 수 있는 과거 연준에 몸담았던 인물이면서 트럼프의 마음에도 들기 때문에 앞으로 한두 번 내지는 세 번 정도 금리 인하를 하게 될 때 FOMC를 설득하는 내부 인물로서는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대차대조표 축소와 통화정책 체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월가의 깊은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는 오늘 시장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킨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금은 폭락과 레버리지 청산의 연쇄효과

오늘 가장 극적인 자산 가격 변동은 귀금속 시장에서 발생했습니다. 금선물은 종가 기준 9.2% 하락한 트로이온스당 4,828.1달러를 기록하며 하루 만에 490달러의 가치가 사라졌습니다. 장중에는 4,700달러선까지 밀리며 1980년대 이후 최대 일간 하락폭을 기록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렇게 크게 하락한 적이 처음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은선물은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장중 74달러선까지 밀리면서 36% 하락을 기록하며 역사상 최악의 하루를 맞이했습니다.
이러한 폭락을 가속화시킨 것은 바로 레버리지 상품들이었습니다. 프로셰어스 울트라 실버는 오늘 60%나 하락하면서 160달러선까지 폭락했고, 금 두 배 레버리지는 20.73% 종가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케빈워시 지명 이후 채권이나 원자재 가격에 하락을 촉발한 측면이 있었고, 여기에다 그동안 레버리지를 통해 많이 밀어올려졌던 자금들이 한꺼번에 차익 실현이 일어나면서 마진 콜까지 겹쳤습니다. 하락이 하락을 더 부르는 악순환이 발생하며 최악의 하루가 이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귀금속 시장의 붕괴는 단순히 금과 은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마진 콜로 인한 자금 회수 압박이 다른 자산군으로 전이되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기술주들까지 동반 하락하는 연쇄효과를 낳았습니다. 엔비디아가 0.72% 하락했고, 마이크론이 4.8% 급락했으며,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AMD는 6% 가까이 빠졌습니다. 인텔도 거의 5%가 하락했고, 반도체 장비주들도 거의 5% 한 폭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워낙 큰 폭으로 귀금속이 하락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마진 콜이 있었고, 이렇다 보니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종목들마저도 오늘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크게 밀린 것입니다. 변동성 지수 VIX는 3% 넘게 뛰면서 17.44까지 상승했고,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도 8bp 올라서 4.247%를 기록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습니다.
반도체 충격과 개별 종목 차별화 심화

반도체 섹터는 오늘 시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 중 하나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0.74% 하락했는데, 어제 워낙 빠졌는데도 오늘 또 하락이 있었고, 오라클이 2.6% 빠졌으며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팔란티어는 3.37% 급락했습니다. 최근 상승분을 워낙 높게 받았던 마이크론은 4.8% 하락했고, AMD와 인텔은 각각 6%와 5%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메타도 어제 상승분이 꽤 좋았음에도 오늘 3% 하락했으며, 아마존도 1% 내렸습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일부 종목들은 이러한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로 얻은 이익을 일부 반도체 마진으로 인해 상쇄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음에도 0.46%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 어제 컨퍼런스 콜에서 팀 쿡 최고 경영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한 질문에 "메모리 가격이 1분기에는 마진에 주는 영향이 미미했지만 2분기에는 좀 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3나노급 이하 첨단 반도체의 공급 제약이 굉장히 병목 현상이 심한 상태이고 그로 인한 가격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구체적인 내용 언급은 피했습니다.
구글과의 파트너십에 대한 질문도 집중적으로 나왔는데,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에 기반하는 여러 기술들이 구글과 함께 협업하게 되는 것이고, 인텔리전스 지능을 갖춘 OS 전반이 개인화되는 상태로 현재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활성 디바이스 기준으로 25억 대를 공급하면서 AI 기반 디바이스 공급에서 가장 위에 있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월가도 "마진은 걱정되지만 그래도 원자재 우려를 잘 방어하고 있고 교체 수요도 아이폰이 아주 잘 팔리고 있다"며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가 325달러까지 제시하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테슬라는 나머지 종목들과 조금 다르게 3.33%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2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현재 공개하고 있는 상태이고, 자금 조달 우려가 있음에도 오히려 반등했습니다. 반면 경기 방어적 성격의 종목들은 선방했는데, 월마트가 1.47% 오랜만에 1%대 상승을 보여주고 있고, 펩시코가 거의 3%, 코카콜라가 1%, 필립모리스와 알트리아가 함께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통신주들은 거의 3~4% 반등했고, 헬스케어 섹터도 1%대 정도 상승했습니다. 이는 '무지성 상승'이 아닌 '종목별 차별화'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실적 발표 기업들 중에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1.77% 하락했고, 소파이는 6.36% 급락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크게 나쁜 실적은 아니었지만 시장에서 예상하던 수준의 실적을 내놓은 점이 오늘 같은 시장 분위기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성장, 주당 순익 3.53달러로 16% 성장인데 시장 컨센서스에 거의 부합하는 수준이었고, 2025 회계연도 연간 매출 성장치는 9~10%, 주당 순이익은 17.9달러까지인데 이것도 예상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소파이도 대출 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사업 모델에서 전년 대비 37% 매출 성장, 회원이 35%나 늘었지만 조정 주당 순익으로 12센트로 컨센서스와 일치하다 보니 오늘 장 분위기에서는 크게 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만으로는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피할 수 없다는 '높아진 눈높이'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케빈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은 단기적 비둘기파 기대와 중장기적 통화정책 체제 변화라는 이중적 신호를 시장에 던졌습니다. 금과 은의 역사적 폭락은 레버리지 청산과 마진 콜이라는 유동성 위기로 번지며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기술주까지 동반 하락시켰습니다. 하지만 애플과 테슬라처럼 개별 호재를 보유한 종목들은 선방하며 시장이 이제 개별 펀더멘털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하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다음 주 팔란티어, AMD, 구글, 아마존의 실적 발표와 고용 보고서가 향후 증시 방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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