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지수가 4년 만에 1,000포인트를 돌파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수 상승 이면에는 초고PER 종목의 증가, 제한된 유통 주식 물량, 정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인 수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위험 요소들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PER 6천배 종목의 등장과 밸류에이션 논란

코스닥 시가총액 5위 종목인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13조 1,725억원에 달하며, PER은 2024년 사업 보고서 기준 무려 6,102배를 기록했습니다. PER은 주가가 1주당 순이익에 몇 배로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쉽게 말하면 지금 수준의 이익이 유지된다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뜻합니다. PER이 10배면 이익이 늘지 않고 그대로일 경우 10년이 걸린다는 의미인데, 6,102배라는 수치는 사실상 현재 이익으로는 원금 회수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더 놀라운 점은 레인보우 로보틱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코스닥 시총 1위 알테오젠의 PER은 346배 수준이고, 시총 9위 리가켐바이오는 817배를 넘어섭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일곱 종목이 적자 상태로 PER이 아예 집계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시가총액 16조원인 LG전자와 비교했을 때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이 얼마나 높은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물론 PER이 높다고 바로 고평가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의 이익이 아니라 미래 늘어날 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바이오나 첨단 기술 기업의 경우 현재는 적자이지만 기술 개발 성공 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성장주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의 PER 수준은 상당히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투자자들은 미래 성장 가능성과 현재 밸류에이션 사이의 균형을 신중히 판단해야 할 시점입니다.
유통주식 비율 감소와 시장 유동성의 역설

코스피가 5,000선을 오가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 물량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실질 유통 주식 비율은 평균 57.1%로, 3년 전보다 0.2%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발행 주식수는 늘었지만 대주주 지분이 확대되면서 시장에 풀린 물량은 제한된 것입니다. 특히 대기업 집단 계열사는 더욱 심각해 유통 주식 비율이 3년새 0.8%포인트 감소한 53.5%에 그쳤습니다.
개별 기업별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극명합니다. 동원산업은 12%, 교보증권은 14%, LG에너지솔루션은 18.2%로 유통 물량이 20% 안팎에 불과한 기업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반면 비대기업 소속 기업들은 오히려 유통 물량이 늘어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시장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유통 주식 비율이 낮다는 것은 소수의 대주주가 대부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실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수요가 조금만 증가해도 주가가 급등할 수 있지만, 반대로 매도 물량이 나올 경우 급락할 위험도 크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경우 제한된 유통 물량으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수 상승의 이면에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급격한 가격 변동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정부 부양책과 실적 개선의 딜레마
2025년 1월 26일, 코스닥은 전일보다 70포인트 이상 급등한 1,064.41포인트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4년 만에 1,000포인트 이상으로 올라섰고, 종가 기준으로도 닷컴버블 시기였던 2000년 9월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시가총액도 582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으며, 장 초반 거래를 일시 중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올해 처음으로 발동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급등의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코스닥 부양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기금과 퇴직연금이 참여하는 20조원 규모의 코스닥 밸류업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당은 코스피 5,000 달성 이후의 과제로 코스닥 3,000을 다음 목표로 공식화했습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코스피 대형주에 쏠렸던 관심이 바이오와 2차전지 등 그동안 소외됐던 코스닥 중소형 종목들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책 자금 유입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상승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코스피가 반도체 등의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오른 만큼, 코스닥 역시 기대감뿐 아니라 실제 실적이 추가 상승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바이오와 2차전지가 코스닥의 40%를 차지하지만, 반도체처럼 그렇게 실적 가시성이 뚜렷한 업종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실적 개선이 코스피처럼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1,800개가 넘는 상장사 가운데 부실한 기업들을 적시에 퇴출하는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성장성 있는 기업들이 분명히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를 통해 시장의 신뢰도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는 단순히 지수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질적 성장을 통해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투자자들 역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옥석 가리기 능력을 키워야 할 시점입니다.
최근 코스닥 1,000포인트 돌파는 분명 의미 있는 성과이지만, 초고PER, 제한된 유통 물량, 정책 의존도 등 구조적 과제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도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화로 가계 자산이 현금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관찰되고 있어, 글로벌 유동성 환경 변화도 주목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단기 지수 상승에 현혹되기보다 실적 개선 여부와 기업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sNFymf9cGq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