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그동안 보수적 관점을 견지해왔던 JP모건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 주가를 대폭 상향 조정하며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HBM이 더 이상 특수 메모리가 아닌 메모리 산업 전체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판단이 있습니다. 특히 차세대 HBM4를 둘러싼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업계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JP모건 전망과 목표 주가 상향의 의미
JP모건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왔던 투자은행입니다. 그런 JP모건이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기존 16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SK하이닉스는 8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한 것은 단순한 숫자 변화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JP모건의 실적 전망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되었습니다. 2026년 삼성전자의 주당 순이익을 약 23% 상향했으며, SK하이닉스는 25% 이상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러한 낙관적 전망의 배경에는 두 가지 핵심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HBM 출하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범용 디램과 낸드 가격 협상이 메모리 업체들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던 목표 주가 전망이 JP모건의 이번 발표로 인해 상향 조정 기류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이번 메모리 사이클을 더 강하고 더 오래 가는 업사이클로 표현했는데, 이는 단순히 일시적인 호황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판단을 의미합니다. HBM이 일부 고객을 위한 특수 메모리에서 실적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주력 제품으로 재평가된 것이 이러한 전망의 핵심 근거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HBM4 경쟁 구도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베라루빈에 탑재될 HBM4의 성능 기준을 예상보다 훨씬 높게 설정하면서 메모리 업체들 간의 경쟁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HBM을 얼마나 많이 쌓느냐, 즉 적층 기술이 경쟁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결정하는 로직다이의 설계 능력이 승부를 가르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기존 속도 사양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성능을 요구했습니다. 로직다이의 설계 완성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시스템 전체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HBM4 개발의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메모리 칩을 쌓는 것을 넘어서 고속 데이터 처리를 위한 정교한 설계 역량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적 요구사항 변화 속에서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체 파운드리 기술을 활용해 로직다이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수직 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로직다이를 수정하거나 재설계할 때 TSMC에 보내는 외부 협력 절차가 필요합니다. 한 곳에서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구조적 강점이 HBM4 시대에는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SK하이닉스도 HBM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선도적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 모두 초를 다투는 속도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 전체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로직다이 설계 능력이 결정하는 미래
HBM4 시대의 핵심은 결국 로직다이 설계 능력으로 귀결됩니다. 로직다이는 메모리 칩들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교통정리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이 부분의 성능이 HBM 전체의 속도와 안정성을 결정합니다.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로직다이의 설계가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함을 요구합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 활용 가능성은 이러한 맥락에서 중요한 경쟁 우위 요소입니다. 로직다이 설계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자체 생산 라인에서 수정하고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발 주기를 대폭 단축시키고, 고객사의 요구 사항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민첩성을 제공합니다. 반도체 산업에서 몇 주, 몇 달의 시간 차이가 시장 선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구조적 이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HBM 출하량 증가와 범용 메모리 가격 협상력 개선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HBM은 범용 메모리 대비 훨씬 높은 마진을 보장하며, 이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공급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강화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포인트는 이러한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입니다. JP모건이 '더 강하고 더 오래 가는 업사이클'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AI 반도체 수요는 단기적 유행이 아닌 장기적 산업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AI 가속기 수요, 자율주행 차량, 엣지 AI 디바이스 등 HBM이 필요한 응용 분야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수요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HBM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JP모건의 목표 주가 상향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시장이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며, HBM4를 둘러싼 기술 경쟁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로직다이 설계 역량이라는 새로운 경쟁 요소가 부각되면서 두 기업 모두 기술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출처]
핫클릭 아카이브 / https://www.youtube.com/watch?v=vKZxw8e8A-Y